2010년의 불꽃튀는 접전(?) 끝에 4급 아마추어무선기사라는.. 연맹에서 시행하는 강습회 8시간만 들으면 그 사람이 무선통신에 관련한 지식이 있건 없건, 능력이 되건 안되건, 합법적으로 "아마추어무선기기"를 사용 할 수 있는 자격증을 시험도 보지 않고 그냥 주는..
전 세계에 유래가 없는 제도가 생긴 이래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다시 또 연맹 게시판에서 최고의 핫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4급의 HF 진입이 되냐 안되냐는 차치하고...(이러면 자꾸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되고 감정 싸움만 되니까..)
4급 자격제도가 왜 잘못되었으며, 왜 자꾸 논란이 되고 있는지 4년이 지난 지금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되어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장문의 글을 한번 써보려 합니다.
건전한 의견들 좋고, 본인에 대한 악성댓글/인신공격도 무한 환영합니다..(제가 요즘 시험삼아 하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데이터 베이스를 좀 만들어야 해서요.. 단 그에 대한 뒷감당들은 알아서 하시겠지요..?)
1. 시험을 보지 않아도 주는 자격증?
현행 4급 아마추어무선사 자격증에 대해 자꾸 시비가 걸리는것은 다른 부분들은 차치하고라도 이 자격증이 다른 국가기술자격은 물론이고 다른 등급의 아마추어무선사 자격과 달리 "무시험" 으로 부여되기 때문입니다.
"자격증" 이라는것에 대한 전세계인들의 공통적인 인식은 "적당한 자격을 갖췄음을 증명하여 부여하는 것" 인데, 이것을 측정하는 뭔가를 전혀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8시간만 떼우면" 다른 사람의 전파사용에 - 굳이 아마추어무선사가 아니라 주변의 전자기기와 기타 등등에 영향을 미치는 10W 라는 어마어마한 세기의 전자파를 발사 할 수 있는 - 영향을 줄 수 있는 "무선통신기기" 를 사용 할 수 있다면 논란이 되지 않는것이 이상하겠지요..
현행 4급 자격증 취득은 KCA에서 시행하는 필기시험을 통해서도 가능하다고 되어 있으나, 실제 응시인원은 거의 없는것으로 압니다. 즉.. 대부분이 연맹에서 주관하는 4급 강습회 8시간을 수료하고 그냥 자격증을 받는다고 보면 되는것이지요.
8시간 강의를 들으면, PTT와 VOLUME도 제대로 구분이 안되는 분들이 Handy Talky 무전기를 능숙하게 쓸 수 있나요..?
적어도 최소한의 지식은 갖췄음을 증명해야 자격증을 부여하는것이 상식에 맞는것인데, 상식에 어긋나다보니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고 심지어는 4급 자격 자체에 반대하는것이 아닐런지요..
2. 태생 자체가 졸속이었던 4급 면허 제도
4년전 4급제도 시행전에 이 게시판에서 당시 연맹게시판 평균 유동성의 80% 이상을 공급했던 치열한 논쟁이 있었던것을 기억하시는 분들 많을겁니다.
그 당시에도 찬성측의 논리는 "연맹 재정에 도움이 된다" 는 것이었고, 저를 비롯한 반대진영의 논리는 "아마추어무선의 질적 저하가 불가피하다" 는 쪽이었지요..
그런데 그 당시에 많았던 의견중의 하나가 "전체 아마추어무선사의 의견" 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지금도 4급의 HF 진입을 주장하시는 모 임원께서 전임 모 이사장과 "국민권익위원회" 라는 국가기관에 개인들의 의견을 마치 전체의 의견인양 제출해 버린 것이었죠..
우리 연맹은 "이사회" 라는 실행기구에 앞서 "총회" 라는, 회원 다수의 의견을 구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를 가지고 있는 공적인 조직입니다.
이런 조직에서 그냥 몇명끼리 쓱싹 해치운 의견을 "아마추어무선사 전체의 의견" 이라고 매도하여 시작된 정책이 지지를 받을 수 있었겠습니까..
이번에는 지난번에 그렇게 논란이 되어서인지 뭔가 여론전을 하고 싶어하는 눈치가 보이는데, 뒤에 조금 쓰겠지만 별반 소용이 없을것임을 미리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3. 일본의 아마추어무선 인구는 왜 자꾸 줄고 있는가?
처음에 4급을 만든다고 했을때, 설마 일본식 4급(욘아마)를 만들어서 일본제 10W 무전기 팔아주자는 한심한 작태는 나오지 않을것으로.. 최소한 요즘은 없지만 미국식 Novice class 정도로 시작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려했던 그대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잘 모르시는분들이 알고 있는바로는 일본의 아마추어무선 자격증 소지자가 230만이 넘고, 실제로 운용중인 HAM만 140만 어쩌구 하는 10년전의 통계 수치를 제시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가장 최근의 일본 HAM 통계를 JJ1WTL 료타 모토바야시 라는 분이 잘 설명해놓은 사이트가 있으니 참고로 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motobayashi.net/callsign/enigma/index.html
여기를 보면 일본에서 현재 허가를 유지하고 있는 아마추어무선국의 숫자는 43만여국에 불과한데, 우리가 알고있는 10년전의 수치와 비교할때 대폭 감소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위대한 4급 자격증을 만들어내 200만명이 넘는 자격증 소지자를 양산했던 일본의 아마추어무선국 숫자가 1/3토막이 난 이유는 그리고 해마다 계속 줄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재미있는것은 미국과 유럽의 아마추어무선사 숫자는 독일과 미국을 중심으로 계속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4. 연맹은 『갑』 이 아니다
4급뿐만 아니라 연맹에서 무언가를 추진하면 그동안 잠잠하던 일반 회원들이나 비회원들이 냉소하면서 "웃기지도 않는 소리" 라는 반응을 보이는 주된 이유는 연맹 - 정확하게는 연맹에 적을 두고 있는 일부 임원들 - 이 자신들이 아마추어무선에 관한한 모든것을 장악하고 있고, 모든것을 알고 있으며, 일반 회원을 자기들 마음대로 통제 할 수 있다는 양 "슈퍼 갑" 처럼 - 실제로 그따위 인식을 가지고 - 행동하려고 하고 실제로 그렇게 해 왔기 때문입니다.
가장 근자에 벌어진 "남한산성 중계기 운용 휴지건" 을 보면, 연맹이 남한산성 중계기와 관련해 무슨 행정지도 권한을 가지고 있는것 처럼 - 실제로는 사유재산에 대해 손을 댈 근거가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 으름장을 놓다가 남한산성 중계기를 관리하던 일반 회원들이 거부하니까 세월호 운운하며 "안전" 문제를 빌미로 행정기관에 "고발장" 을 제출하는 촌극을 연출하다 잡음을 빚고 있다는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죠..
연맹의 일부 임원들이 "전국망 중계기","과목면제 강습회" 등등을 가지고 자꾸 "갑" 으로 행세하려는 자세를 보이는 한 일반 회원들과 연맹에 관심없는 비회원들의 지지를 얻기는 어렵다는것이 십수년 이상 오로지 QSL 카드 중계 때문에 연맹에 적을 두며 지켜보고 있는 일반 회원의 시각입니다.
일반 회원은 물론 아마추어무선연맹에 적을 두지 않은 "비회원" 중에는 현재 연맹 임원들보다 돈많고 시간많고 실력 충만한 "날고 기는" 분들이 수두룩 하기 때문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아이러니 하게도 연맹의 일부 임원들이 자꾸 "갑" 으로 행세하려고 함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그들은 "갑" 이 아니라 "을" 그것도 "슈퍼 을" 의 입장이라는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연맹에는 관공서에서 가지고 있는 "인ㆍ허가권","행정지도권" 그리고 국회가 가지고 있는 "입법권" 이 전혀 없습니다.
과거 한때는 우리나라에서 아마추어무선국을 개국하려면 무조건 "연맹" 에 가입해야만 가능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것은 이미 90년대에 없어졌고 지금 현재 연맹이 연맹 회원이 아닌 비회원에게 강제적으로 뭔가 할 수 있는 권한은 하나도 없지요.
그러면 연맹이 - 정확하게는 일부 임원들이 - 지 멋대로 농간을 부리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위에 열거한 권한들을 손에 넣어야 하는데 헌법에 의한 법치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정부기관에서 영세한 일개 사단법인에게 그따위 권한을 위임할리 만무하고 - 물론 특수한 경우는 그러한 경우도 있지만 - 연맹에서 마치 독점 권한인것 처럼 이야기하는 "과목면제 강습회" 라는것도 실은 주무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구.정보통신부/체신부)" 의 관리 감독하에 일정한 조건을 충족할때에만 법령과 그 하위규정에 의하여 시행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제와 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4급자격의 HF 진입을 법 개정이 거의 다 된 상태에서 막을 수 있었던것은 전파법 시행령 개정을 국회에 넘길 수 있는 권한이 연맹이 아니라 주무기관인 방통위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이 아직 선진국은 아니지만 거의 그 문턱에 다다랐다는게.. 법령을 고치기전에 요식행위로라도 이와 관련한 인과관계가 있는 일반인들의 의견개진을 받습니다.(실제로 관공서 웹사이트나 이런데 가면 공지사항으로 개정되는 법령이 이러이러한것이 이러이러한 내용이 있는데 여차저차하여 이와 관련된 의견이 있는 사람들은 법 개정에 들어가기 전에 의견을 보내달라는 내용이 수시로 올라옵니다.)
무슨 비선라인 어쩌구 운운하시는 분들이 있던데..
4년전.. 4급 자격 신설과 관련하여 불꽃이 튈때 저와 몇몇 HAM들이 한것은 열댓페이지 짜리 의견서와 첨부자료를 만들어서 방통위에 FAX로 보냈던 것 이외에는 없습니다. 물론 지금 연맹 게시판에서 오고 가는 내용들이 그때도 다수 포함되었지요...
그러고 한달정도 있다가 회신이 왔는데, 담당 공무원(5급 사무관)이 자초지종을 설명하시며 "이런 자료를 왜 이제사 보냈냐. 전파질서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적극 반영하겠다고 하면서 4급의 HF 10W가 VHF 대역으로 묶인 것입니다.
법 체계와 행정절차를 잘 안다면 굳이 연맹하고 싸우지 않아도 길은 여러갈래가 있는것이죠..
이야기가 삼천포로 갔습니다만.. 한가지 분명한것은 연맹에는 인허가권이나 법령을 개정할만한 쥐꼬리만큼의 권한도 없다는 겁니다.
그걸 하려면 관공서에 가서 "을" 의 입장으로 "부탁" 이나 "건의"를 해야 하는데, 실제로 최근 몇년간 연맹의 일부 임원들이 관공서에 가서 보인 행태를 열거하면 놀라시는 회원들 많을겁니다.
이야기를 다시 돌려서...
"연맹" 이 아마추어무선에 관해서는 대한민국에서 "대표성" 을 띠고 있다는 "환상" 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 클레임이 걸리는 상황에서 연맹이 가지고 있는 권한은 한줌도 되지 않는다는것을 말하고 싶은겁니다.
연맹에서 이야기하는것은 관공서에서는 말 그대로 "참 고 사 항" 일 뿐입니다.
방통위에서 아마추어무선과 관련된 정책 결정을 할 때, 그분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 요즘 공무원들이 예전처럼 막무가내로 고압적이거나 근거없이 멋대로 일하지 않습니다. - 반대 의견과 정책의 파급효과등을 면밀히 검토합니다.
연맹에서 일부 임원이 4급 HF 어쩌구 관련 의견을 내더라도, 반대쪽의 의견이 주무관청에 다수 들어오게 되면 법 개정이란게 엿장수 마음대로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나가면, 일개 회원들이 단합하여 연맹을 엿먹이는 방법까지 들먹거릴수도 있는데, 차마 그것은 제가 적을 두고 있는 "연맹" 에 대한 예의는 아닌것 같아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문제는.. 연맹이 "을" 임에도 자꾸 "갑" 처럼 행동하려는데서 많은 잡음이 파생되고 있으며, 현재 4급건도 그 연장선상에 있었고 진행중이라는 겁니다.
5. 아마추어무선 활성화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
4급과 관련하여 자꾸 목소리를 높이시는분들 전가의 보도처럼 "아마추어무선(아마추어)의 활성화" 자꾸 들먹이시지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아마추어무선의 "활성화" 는 도대체 무엇인가요?
여기서 아마추어무선을 "그냥 무전기 사서 가지고 노는 단순 취미" 로 보는 그룹과, "무선통신 그 자체에 흥미를 가지고 연구,공부하는 취미" 로 보는 그룹간의 시각이 극명하게 갈리기 시작합니다.
전자는 죽이되던 밥이 되던 내가 상주하는 2m나 40m의 7070 주변에서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한국말이 와글와글하고, ARDF 대회나 동네 CW클럽에 사람이 우글우글 해야 "아마추어무선이 활성화 됐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반면 후자는 "KARL지나 게시판에 자작기사도 좀 많이 올라오고, 우리나라에서도 ARRL이나 일본 CQ잡지사 처럼 기술자료 번역본이나, 흥미있을만한 자료도 종종 나오고, DX 할 줄 아는 사람들은 떼지어 몰려다니며 해외나 국내의 오지로 DX 원정도 가고, 미국이나 일본의 최신 기술동향이나 아마추어 위성 발사 소식도 여기저기 좀 공유가 되고, 최신무전기나 부가장비에 대한 Review가 여기저기 돌아야.."
"아마추어무선이 활성화 되었다" 라고 생각합니다.
언뜻 봐도 극과 극이죠..?
지금 현재 연맹 게시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첨예한 대립은 바로 아마추어무선에 대한 극명한 시각차이에서 오는것이고 그 총아가 바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4급 아마추어무선 자격증인 것입니다.
전자는 4급을 통해서 수준이야 어찌됐건간에 숫자를 늘리면 자연적으로 질적향상이 오고 연맹의 재정문제도 해결 될 수 있다는 입장이고, 후자는 이미 90년대말 2000년대초 3급전화급 폭증의 사례에서 질적으로 개판 오분전이 되는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도저히 그 꼴을 두번 다시는 못 보겠다는 입장인 것이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의 입장에 서 있으며, 실제로 4급 자격의 HF진입을 결사 반대하는 쪽이지만, 굳이 이 건을 가지고 상대편을 죽이네 살리네 할 필요는 없는 전혀 쓸데없는 이슈라고 생각하는데 - 결정은 공무원이 하는것이지 우리가 해봐야 된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 며칠간 연맹 게시판을 보면 서로 도저히 합의점을 찾을 수 없을것 처럼 첨예한 감정대립으로 치닫고 있군요...
어느것이 맞는지에 대한 판단은 지금 시점에서는 문제 해결이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여지므로 - 어차피 다들 서로의 입장을 바꿀 생각들이 없을터이니 - 다음 본론으로 넘기겠습니다.
6. 연맹은 왜 교양 교육프로그램을 생각하지 않는가?
자.. 이쯤에서 우리 아마추어무선사들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합의점과 절충안을 제시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현재 양쪽의 극단적인 의견을 간단히 한번 더 정리하면..
4급을 적극 반대하는 쪽은 "8시간 교육받고 자격증을 주면 그 사람들이 뭘 알겠나" 라는 의견이 주류고
4급을 적극 찬성하는 쪽은 "일단 사람숫자를 늘려야 CQ내는 사람들도 있고, 연맹 재정도 활성화되지 않겠나" 라는 의견이 주류인것 같습니다.
제 의견은 이렇습니다..
"법률에 버젓이 명시된 4급 자격증을 없앨수는 없고, 그냥 두기에는 질적으로는 무리가 있으니 HF 대역까지 진입시켜주기 전에 뭔가 수준을 올릴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고, 이게 정착되면 4급도 HF에 진입시키자" 라면 양쪽의 입장이 어느정도 만족이 되겠습니까?
많은 회원들이 4급제도 자체는 인정하지만, 4급 자격이 HF에 그냥 진입하는것은 묵과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문제가 시작된거라면, 왜 HF에 그냥 진입시키면 안되는지 한번쯤 고민 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말다르고 물다른곳의 외국 무선사와 좋건 싫건 마주해야 하고, 단순히 SSB나 FM 같은 Phone modes가 아니라도 CW나 Digital 통신등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HF대역의 특수성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기존의 아마추어무선사들이라면 잘 알고 계실것이고, 여기에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것이 반대진영 다수의 주된 논리라면 연맹과 4급의 HF진입을 찬성하시는 쪽에서는 이런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킬 수 있는 모종의 조치를 먼저 제안하고 실천에 옮기는것이 설득력이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4급 신설건이 핫 이슈가 되던 4년전에도 많은 회원들이 "4급 또는 3급전화급에 대한 교양교육을 연맹에서 애프터서비스 차원에서 실시해야 한다" 는 의견을 개진했지만 묵살당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논란을 무릅쓰고 무조건적인 법 개정을 또 시도하기 전에 - 해봐야 되지도 않겠지만 - 이정도 노력은 선행되어야 어느정도 관공서에 가서 의견을 개진 해 볼 수 있지 않겠는지요?
교양교육의 내용은 아마추어무선의 기본적인 통신운용 절차(포네틱코드, 호출방법, 기본적인 교신예절, 국제적인 주파수분배와 호출부호체계) 부터 시작해서 아마추어무선사들이 가장 흔히 사용하는 장비와 안테나의 설치와 조작법까지 실질적으로 교신과 무선국 운용에 필요한..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을 모조리(!) 담아야 하겠지요..
이걸 상설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키고 - 궁극적으로는 이걸 이수해야 자격증을 발급 받을 수 있게 한다면 저는 4급도 HF대역에 진입시키는것에 반대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설마 지난 10년간 아마추어무선사 10만명을 양병(?)하신 위대한 연맹에서 이런 프로그램 하나를 못만들겠는지요?
하지만 지금 이런 프로그램이 없기에 혼란을 우려하는 기존의 많은 HAM들이 4급의 HF 진입을 극구 반대하고 우려하고 있는것이죠..
7. 추세에 편승 할 것인가 도태 될 것인가
외국의 아마추어무선 이야기 입니다.
4급 신설을 극구 찬성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가까운 일본을 제외하고는 미국이나 유럽쪽의 - 아마추어무선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 동향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으시거나 때로는 "무지" 에 가까운 분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햄들은 자국의 면허증만 있으면 과거 상대국에 가서 자유롭게 별도의 허가절차없이 아마추어무선국을 운용 할 수 있는 상호운용협정 체계를 발전시켜서, 요즘은 영국이나 프랑스의 아마추어무선 면허증이 있으면 동남아나 아프리카의 후진국을 제외하고는 어지간한 나라에서는 거의 대부분 별도의 허가절차 없이 아마추어무선국 운용이 가능하도록 법률이 개정되고 있으며, 각국에서 다자간 표준협정에 앞다투어 가입하는 추세입니다.
그 대표적인 협정이 유럽쪽에서 주도하는 CEPT 체계와 미국 주도의 IARP 입니다.
http://www.arrl.org/cept
http://www.arrl.org/iarp
그런데 여기 조건이 하나 붙는데, 저쪽 나라의 면허증이 우리나라에서 요구하는 아마추어무선사의 능력과 "최소한 어느정도 일치해야" 한다는거고, 그러다보니 유럽지역의 T/R-61 과 같은 표준화된 규약과 표준화된 아마추어무선사 시험용 문제은행등이 등장하게 되며, 이것은 국제적으로 "이정도는 돼야 아마추어무선국을 허가 해 줄 수 있다" 라고 제시된 일종의 표준인 것입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Region 1 등을 필두로, 아예 ITU 에 가입한 나라에서 아마추어무선국 운용 자격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는 공통 표준으로 이것을 기준으로 하게 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건 옆나라 일본이 여기에 가입하려다가 우리의 4급과 마찬가지인 "욘아마(4급아마)" 때문에 딱지를 맞았다는것입니다.
구구절절한 이야기는 글이 길어지므로 개인적으로 일본에 지인이 있으신분이거나 일본어에 관심있는분들은 인터넷 검색등으로 관련 내용을 한번쯤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이유만 간단히 언급하자만 "우리쪽에서 요구하는 최소 수준에 미달" 이므로 도저히 4급과는 상호운용협정 범위를 설정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 합니다.
우리나라 HAM들이 외국에 가서 운용을 하려면 한국의 1/2급 면허를 제시해도 그 나라의 임시면허나 호출부호를 부여받기가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IT분야에서는 세계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힌다는 "대한민국" 의 "아마추어무선 면허증" 인데..???
그네들이 검토한 한국의 아마추어무선 자격증은 "국제기준에 한참 미달" 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 아닐런지요..?? 앞에서 연맹은 "갑" 이 아니라 "을" 이라고 썼습니다만.. 연맹에 국제위원회나 Region 3 이사님들도 계시지만 국제무대에서 HL의 위상은 위에 제가 서술한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것은 굳이 KARL 이 아니라 한국의 아마추어무선 자체가 외국에 나가면 어디 아프리카 후진국과 동급으로 취급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현실이 의미하는것은 그리고 우리에게 던지는 과제는 무엇일까요..?
태국의 아마추어무선 자격증 소지자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10만이 넘습니다. 그런데 아시아에서 태국보다는 오히려 자격증소지자 숫자가 훨씬 적은중국의 아마추어무선 활동이 훨씬 활발하고 국제 무대에서 나날이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죠.. 왜 그럴까요..?
국제적인 추세는 "표준" 을 만들고 그에 맞춰가는데 우리나라만 "갈라파고스" 가 되는것은 곤란하겠지요..
8. 마치면서
저는 4급자격의 확산과 무시험 자격부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는 연맹의 근시안적 행태에 반대와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막무가내식 정책을 다시 한번 밀어붙인다면 4년전 4급의 HF 진입건을 주도적으로 무산시켰던 것과 마찬가지로 또 한번 다른 HAM들의 의견을 모아 불가 의견을 관공서와 국회에 제시 할 겁니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 한 것 처럼 "교양교육 프로그램" 이라던가 우리 스스로 보완 할 수 있는 몇가지 장치와 단계별 건설적인 토론등을 거치면 일본에서 실패한 4급 욘아마와 달리 우리의 4급자격은 충분히 과거 스웨덴의 Novice Ham 양성 프로젝트 처럼 건전한 아마추어무선 인구를 늘릴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것은 무시험으로 취득이 가능한 "4급 아마추어무선사" 자격증을 단순히 "연맹 재정 확충용" 으로 악용하느냐, 아니면 "진정한 아마추어무선 활성화를 위한 지렛대" 로 현명하게 활용하느냐 하는것이겠지요..
개인적으로는 8시간 블라블라 후 무시험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연맹의 일부 임원들은 자꾸 본인들의 위치가 "갑" 인줄 알고 대다수 회원의 반발과 우려를 부르는 "졸속정책" 을 남발해서 적을 만들것이 아니라, 일반 회원들은 물론 연맹에 적을 두고 있지 않은 비회원 아마추어무선사들의 의견까지도 광범위하게 수렴하여 "한국의 아마추어무선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선진국에서 봐도 벤치마크 하고 싶은 제도를 만들어 주실것을 권고 합니다.
관련된 자료와 어드바이스가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던 내용이고 외국의 사례도 충분히 수집 해 놓았습니다.
감정싸움에 치중하기 보다는 이쯤되면 건설적인 대안이나 미래를 생각하는 무언가가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저녁시간 쓸데없이 긴 글을 적었습니다.
아마추어무선사라면 우리 모두 품위와 인격을 지킵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