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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돌아보며~~/맛이있는지?

[스크랩] 네평 반 즐거운 나의 놀이터

by 마 토 2012. 3. 21.

 

얼마 전,  등산을 하던중에 우연히 친구 부인이 나보고 연산로타리 하나은행 근처에

작은 가게가 있는데 누가 할 사람 없겠느냐고 물어 보았다.

 

아이들이 중학교 1학년때 부터 몇 년간 식당을 한 경험이 있었기에 어느정도 음식만들기에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힘들고 피곤한일임을 잘 알기에 처음에는 건성으로 들었으나 산행을 하며 생각해보니 종업원 없이 혼자서 너무 욕심내지 않고

놀이터 삼아 일하면 좋을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게 마음이 끌리었다.

급기야 하산을 하고 친구들과 함께 가게를 보러 같이 가게 되었다.

 

국수도 팔고 술도 팔고 커피도 팔았다는 미니가게에 발을 디딘 순간의 첫느낌이란!

@@@%$#@!!! 딱 이런 느낌이랄까..ㅠ.ㅠ

네평반 그 작은 공간에 정리되지 않은 복잡함에 한마디로 완전 대~ 실망 이었다.

 

 70년대 시골 우리집 창고 보다 더 허술하고 지저분하였고, 작은 다락방이 있어서 좁고 위험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보니

15년전의 살림살이들이 아직도 가득하고 그 정신없이 쌓인 물건들 가운데 눈에 띄게 쓸만한 것이라곤

 복잡한 물건들 사이를 비집고 자리잡은 전기장판 정도라고 할까..^^::

 

머리만 복잡해진채 깊이 생각해 보겠다고 집으로 돌아와서 씻고 자리에 누우니 그 작은 다락방이 눈에 왔다갔다 한다.

그래서 다시 일어나서 백지 한장을 펼쳐 놓고 그림을 그려보았다.

 

작은 다락방에 겨우 사다리처럼 위험하게 놓여있던 계단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넓은 나무계단을 만들고,

창고와 간혹 침실로 사용한 다락방에 손님을 받을 테이블 두개를 그려놓고 보니 조금 쓸만한 것 같기도 했다.

아래층에도 그림을 그렸다. 커다란 원탁을 치우고, 사람이 가스대앞에 설 수 없는 공간도 냉장고등의 위치를 바꾸어 그려 놓으니

내 작은 몸뚱이 하나 정도는 들어갈 공간이 될 것 같았다. 

 

내 이 작은 공간에서 요리하기를 취미생활로 삼고 놀아 보자

그래서 결국 계약을 하게 되었는데, 다락방에 있는 물건들 몽땅 다 치워달라고 하니 권리금에 다 포함 된 것 이라며 나보고 하라고

해서 하나도 필요없는 물건이라고 냉장고 에어컨 씽크대 빼고 수저 그릇까지 전부 다 치워달라고 했더니 전 주인이 우는 상을 하더니

다음날 다락에만  버릴 짐들이 1톤트럭으로 한 트럭 나왔다나 ㅎㅎ

 

큰딸에게 가게를 하겠다고 했더니 함께 가게를 가서 정신없이 복잡한 가게내부를 한 바퀴 둘러 보더니 기가 막히는지 눈만 꿈벅이며

어떻게 엄마가 이 좁고 정신없는 자리를 보고 분식집을 할 생각을 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 얼굴엔 실망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한다면 하고 안 한다면 빨리 포기해버리는 내 성격에도 장시간 고민을 했었으니 딸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가게를 계약하고 내 생각대로 계단도 만들고 도배도 하고 보니 처음 보다는 한결 깨끗해 졌고 공간도 넓어졌다.

봄이 오는 첫날인 입춘일에 가게를 오픈하여 첫손님만 받고 다시 문을 닫고 주말을 쉰 후에 정월 대보름날 부터 정식 오픈을 하였다

 

 

가게 이름은 꼬봉이분식이다 ㅋ

손님들이 가끔 왜 꼬봉이분식이냐고 물어 보셨다

꼬봉이는 나의 애칭이이기도 하지만, 손님을 모시는 뜻에서 꼬봉이로 하고,

가게도 작고 손님들도 나중에 부르기 쉬운 이름으로 꼬봉이분식이라 지었다 ㅋ

근데 오시는 손님들이 작은 나랑 꼬봉이분식이라는 이름이랑 가게랑 너무 잘 어울린다고 하셨다

영업시간은 오후 7시까지라고 했는데 사무실이 많은 곳이라 저녁엔 퇴근해서 손님들이 없어서

6시로 고칠까 생각중^^ 좀 더 해보고..

 

 

처음엔 비빔밥을 하였는데 반응이 좋았다. 최고 비싼 고추장에 소고기넣고 볶아서 잔뜩 만들어 두었고, 비빔밥도 반응이 좋았는데

아쉽게도 너무 작은 공간에서 비빕밥 재료들을 놓고 보니 너무 복잡하여 다음날부터 과감하게 포기해버렸다.

 

 

골목길 창문 틈으로 보이는 가게 안은 맨 먼저  주방이 보인다. 가게안에 주방이 따로 없는...

고무장갑은 설거지 할때만 끼고, 국수를 삶아 씻을때는 맨손으로 하고, 비빔국수를 비빌때는 일회용 장갑을 끼는 등의 행동등을

손님이 내 등뒤에서 다 볼 수 있다^^:: 

 

 

공간이 좁아 수납공간이 없어 이리저리 조리기구들이 걸려 있지만, 나름 최선을 다해 정리하는것임 ㅋ

좁아보여서 벽면에 거울을 달았더니 넓어 보이고 가끔 내가 열심히 움직이고 다니는 모습도 크게 보여서 좋다

그래서 아무도 없을땐 거울을 보고 맘속으로 "민주! 화이팅!!". 하고 브이질도 해본다 ㅋ

 

 

12시부터 2시까지는 요긴하게 쓰이는 선반

 

 

손님이 자리보다 손님맞을 준비에 꼭 필요한 쌀통 정수기 냉장고 밥통등이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버려서

일층엔 최대인원 8명정도 앉을 수 있다.

우리 가게에서 최고 비싼것은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저 나무 계단이다. ^^

 

 

다락방 올라가는 쪽에 메뉴판이 붙어있다.

손님들이 원해서 김밥도 하고..^^

 

 

일할때는 라디오나 음악을 들으면서 일하는데 가끔 올드팝이 흘러나오면 음악이 좋다고 하시는 손님들도 있다.^^

 

 

신발을 벗고 계단을 올라가야 된다. 신발 4켤레 들어가는 앙증맞은 신발장도 있음 ㅎㅎ

 

 

 

 

단골 미용실 원장님이 보내 주신 것 ^^

 

 

올라가본분은 모두가 탐내는 앙증맞은 다락방 ㅋㅋ

최대 10명까지 앉을 수 있다

벌써 이곳에서 예약을 하신 손님들이 제법 많이 다녀 가셨다 ^^

돈 방석도 준비해 두었음 ㅎ

 

 

2월6일 본격적으로 가게 문을 연 이후, 첫 예약이다.

그래서 아마 이날을 잊지 못할것 같다 ㅋ

이날은 예약이 4건 ㅎ

개업이후 가장 바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깍두기도 담고 육수에도 들어갈 무들이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고향친구 양남이가 과일 킬러인 나에게 먹고 힘내라고 사과 한박스와 여러가지 과일들을 많이 가져다 주었다. ^^

 

손 틀까봐 핸드크림까지 챙겨 넣은 친구의 마음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춥다고 모자와 머플러를 사준 언니에게도 너무 감사 ^^

 

행여 음식 만들다가 머리카락이라도 빠질까 싶어 언니가 사준 모자를 꼭 쓰고 일한다는 것 보여 주려고 인증샷 한방 ㅋ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오후에 조용한 시간 멸치내장을 빼다가 심심하면 이렇게 폰카질 놀이도 하며 혼자서 잘도 논다

사람들이 나보고 작은 분식가게를 하면서도 표정이 밝고 힘들지 않아 보여서 맘이 편하다고 했다

 

난 이 작은 공간이 너무 좋다

아직은 알려지지 않고 골목길이라 많은 손님이 있는것은 아니지만 일단 한번 오신분들은

거의 2~3일에 한번씩 오시니 봄이되면 더 많은 단골손님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 글을 보시는 블님들!

혹시~~~

부산 연산로타리를 지나가시면 놀러오셈~

식사를 하지 않으셔도 아는 척 하시면 커피 한잔 드릴게요~~~^^*

 

 

 

위치는 연산로타리 지하철 2번 출구에서 서면 방향으로 직진

보건당약국과 농협 사잇길로 들어서면 "쉐르빌 모텔과 "사또왕 순대국밥"집이 보이는데

순대국밥집 가게와 옥미식당 사잇골목 첫번째에 있음

가게가 워낙 적으므로 눈을 크게 뜨고 보셔야 됨

가게앞과 일분거리에 유료주차장 3곳 있어요^^*

 

애마를 끌고 오시는분은 네비게이션으로 연산동 프라임병원 검색하시면 됩니다.^^

프라임병원 후문 근처에 가게가 있으니 참고 하세용~~

 

박현빈 - 대찬인생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출처 : 살아 있어 아름다운 날들~~!!
글쓴이 : 송민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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